'웰컴투비디오' 손정우, 오늘 미국 송환 심사…아버지 고발, 불리할 수도


범죄인 인도법상 '임의적·절대적 거절 사유' 거론 가능성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5-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의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첫 심문기일이 19일 열린다. 손씨의 부친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아들을 고소한 점이 그의 미국 송환을 저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서울고법 형사20부(재판장 강영수)는 이날 오전 10시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심사 청구와 관련해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심문기일은 공개로 진행되며 손씨도 직접 출석할 방침이다.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운영자 손정우씨의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할 심문기일이 19일 서울고법에서 열린다. 사진/뉴스토마토
 
손씨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약 2년8개월간 다크웹을 운영하면서 4000여 명에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4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이미 지난해 5월 손씨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복역을 마치고 출소할 예정이었지만 인도 구속 영장으로 재수감돼 심사를 받게 됐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거론하며 손씨의 미국 송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손씨의 국내 법원의 유죄 판결과 중복되지 않는 '국제자금세탁' 혐의를 적용했다. 현행법상 범죄인 인도는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장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으므로 검찰은 손씨 혐의가 이에 해당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주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손씨 측은 범죄인 인도법상 임의적 또는 절대적 인도거절 사유를 들어 인도를 불허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범죄인 인도법에서는 인도 불허 사유로 △절대적 인도거절 사유에 해당할 경우 △임의적 인도거절 사유에 해당할 경우 △정치적 사건일 경우 등 세 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임의적 인도 거절은 범죄인이 처한 사정 등을 감안할 때 신병을 청구국에 넘기는 것이 비인도적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등이다. 손씨 아버지가 재판부에 "IMF 때 이혼을 한 후 (아들이) 아픈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중학교 중태(중퇴)인 아들이 음식문화와 언어가 다른 미국에서 교도소 생활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만큼 손씨 측도 이 부분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절대적 사유는 해당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끝났거나 한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경우로, 이 역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씨 부친은 최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아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이 손씨의 송환이 결정되기 전 그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 재판이 시작된다면 송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 
 
다만 조사에 적어도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이번 고소가 송환을 막기 위한 의도가 뚜렷해 보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검찰이 자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각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오히려 법원이 이번 고소를 자백으로 판단할 경우 허가 결정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범죄인 인도가 결정되면 미국 법원에서 진행될 재판에도 아버지의 고소 사실이 일종의 유죄 근거로 사용돼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원은 손씨가 다시 구속된 날부터 2개월 내에 송환 여부를 결정한다. 따라서 이날 심문 등을 종합해 오는 6월 중에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심사 결과가 나오면 법무부장관이 최종적으로 인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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