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끊이지 않는 대산공단…어쩌다 '화약고' 됐나


30년 지난 공단 시설…"시설 보수로 한계 있어"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5-20 오후 3:58:34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충남 대산공단 화학공장에서 올해에만 3건의 사고가 나며 주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노후한 시설과 관리·감독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잇따른 사고에 대산공단이 화약고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커진다.
 
20일 충남 서산시에 따르면 대산공단 사고 피해 주민들은 공장 시설 관리 투자를 앞당기고 관리·감독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산시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일어난 안전사고와 화학사고는 30건가량"이라며 "원인은 노후화한 공장 시설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충남 서산시 대산읍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공장 앞에 있는 식당이 폭발 여파로 천장이 내려 앉고 내부 집기 등이 부서졌다. 사진/뉴시스
 
실제 사고가 난 LG화학, 롯데케미칼, 현대오일뱅크 공장은 평균 30년가량 가동 중인 곳들이다. 1989년 준공한 현대오일뱅크 공장이 가장 오래됐고 롯데케미칼 공장도 1991년 문을 연 후 30년째 가동 중이다. 가장 최근에 지은 LG화학 공장도 1996년 지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노후한 공장은 정기적인 수리와 시설 개선으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노후화된 시설을 보수하는 데에 강제성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앞서 최근 장갑순 서산시의원은 대산공단의 노후화된 시설과 관련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대산공단의 시설물도 노후화 정도에 따라 정부가 개입해 교체를 유도 또는 강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며, 기업들이 스스로 개선하겠다는 말을 믿으면서 시민들의 요구는 흘려버려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후화한 대산공단의 시설 관리 투자를 앞당겨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앞서 지난해 충남 서산시와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대산공단 4사는 향후 5년간 안전·환경 분야에 807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서산시 측은 8070억원 투자 계획이 시행되면 대산공단 내 시설보수를 검증하는 합동검증단을 꾸릴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 내 시설이 노후화된 만큼 시설 관리·감독에 더 힘을 쓰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는 사고 발생시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환경안전팀을 조성해 운영 중"이라며 "추후에 '8070 투자 계획'이 본격화하면 민간인을 포함한 합동검증단을 꾸려 투명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과 서산시가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주민 불안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공단 사고에 중·경상을 입는 등 주민들은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건물 유리창이 깨지거나 외장재가 떨어져 재산 피해까지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터에 사는 거 같다'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도 있다.
 
지난 3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폭발사고 이후엔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공장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3주간 진행된 특별 감독 결과 위반 사항 81건이 적발되는 등 안전조치 직무 이행과 유해화학물질 관련 점검 일정이 무시된 점 등이 파악됐다.
 
한편 최근 이어진 사고로 LG화학 화재 관련 인명피해는 3명(1명 사망·2명 부상), 롯데케미칼 폭발사고 31명(2명 중상·29명 경상)이다. 지난달 현대오일뱅크 공장에서는 액화석유가스가 유출되며 주민 50여명이 간밤에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호소한 바 있다. 세 건 모두 정확한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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