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근혜 파기환송심서 징역 35년 구형


"국민이 준 권한으로 사익 추구…법치주의 살아있음 보여줘야"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5-20 오후 4:38:51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및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 혐의에 대해 징역 35년을 선고해달라고 파기환송심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20일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오석준)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건강을 이유로 그 동안 재판에 나오지 않은 해온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도 불출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퇴원해 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재직 중 뇌물 관련 혐의에 대해 징역 25년을, 뇌물 이외의 직권 남용 혐의에 대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또 뇌물 혐의 관련 벌금 300억원과 추징금 2억원을, 직권남용 관련 추징금 33억원을 각각 요청했다.
 
검찰은 "대통령임에도 국민으로부터 받은 권한을 자신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을 위한 사익추구 수단으로 사용했으며 여기에 동조하지 않은 공무원을 사직시키는 등 직업 공무원을 형해화시켰다"면서 "청와대 안가라는 은밀한 공간에서 기업총수들과 현안 해결하며 정경유착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국정원 특활비 관련 뇌물수수 등에 대해서는 "임명권자이자 지휘권자인 대통령과 국정원장 사이에 이뤄진 내밀한 불법"이라면서 "국가 안보의 버팀목이 될 국정원 특활비를 받아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서 국가국민안전에 심각한 위험 초래하기까지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잘못을 단 한순간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남 탓으로 돌리며 사법절차도 부인하고 있다"면서 "헌법과 법률에 따른 형량을 정해 헌법상 평등의 가치를 구현하고 우리 사회에 법치주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최후변론에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이 창조경제와 문화스포츠지원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소신이 있어 기업들 출원을 받아 재단을 설립하고 중소기업을 추천받아 지원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범죄사실에 고의나 인식이 없었고 공범에게 관련 지시를 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에 대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파기환송 취지를 면밀히 검토해 박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해 달라"며 "국정원 특활비 뇌물 관련도 불법성을 인식하지 못했고 업무에 따라 사용하라고 지시했을 뿐 박 전 대통령이 공모를 지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은 유년시절부터 국민 행복 위해 노력했으며 이 사건 이전에는 부패에 연루된 적 없고 국정농단으로 사적 이득 취한 적도 없다"면서 "최서원을 신뢰했고 최서원이 믿음을 저버리는 것을 알지 못해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K스포츠 관련한 관심 역시 문화스포츠 관련한 관심일 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고 승인한 것 뿐"이라고 양형기준을 잘 살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7월10일 오후 2시40분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를 내리기로 했다.
 
이번 파기환송심은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혐의와 국정원 특활비 혐의를 함께 심리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함께 대기업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을 강요하고, 삼성으로부터 정유라씨 승마지원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2017년 4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고, 2심은 일부 뇌물 혐의를 추가로 유죄 인정해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으로 형을 가중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8월 공직선거법에 따라 특가법상 뇌물 혐의는 분리 선고돼야 한다며, 원심에서 경합범으로 합쳐 선고한 만큼 다시 판결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국정원 특활비 총 36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1심은 국고손실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지만, 뇌물 혐의는 무죄로 봐 징역 6년에 추징금 33억원을 선고했다. 2심은 '국정원장은 회계관리직원이 아니다'라는 판단으로, 일부 국고손실 혐의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인정해 징역 5년에 추징금 27억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국정원장은 회계관리직원에 해당한다'며 원심에서 무죄로 본 국고손실 혐의를 모두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