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연휴 특수 기대했지만…해외주식 거래 반토막


평일 거래대금 절반도 안돼…미국 대선 불확실성 등 원인…빅히트 청약 앞둔 대기자금도 영향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10-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추석 명절 연휴기간 미국 등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증권가의 예상과 달리 지난달 평일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거래대금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나 추석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국 대선 이벤트와 기술주 조정 등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기업공개(IPO) 일반 청약을 앞두고 뭉칫돈이 대기자금으로 묶여 있는 탓으로 풀이된다.
 
5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 추석 연휴 3일간(9/30~10/2) 자사 고객들의 미국주식 하루 평균 거래 대금(매수+매도)은 약 1200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 일평균 거래대금 26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이는 직전 연휴였던 지난 5월(4/30~5/4)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5월 연휴 때 미국주식은 하루 평균 1500억원이 거래됐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9월 들어 미국주식 거래대금(214억달러)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5월(111억달러) 대비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연휴 거래는 오히려 줄은 것이다. 지난 5월 연휴엔 3거래일 간 미국주식이 하루 평균 약 6731억원 거래되면서 연휴 직전 3일(5930억원)보다 13.5% 늘어, 증권사들이 연휴 특수를 누렸다.
 
증권가의 분석에 따르면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연휴 기간 해외주식 거래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신한금융투자가 2017년부터 올해까지 설·추석 자사 고객의 해외주식 투자 형태를 분석한 결과 연휴 하루평균 거래 규모는 매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추석 때도 연휴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증권사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증권사들은 연휴 기간 서학개미들의 수요에 발맞춰 관련 서비스도 강화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삼성증권 해외주식 데스크는 연휴를 반납하고 평일과 동일하게 운영했으며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24시간 글로벌 데스크, 야간데스크 등을 운영해 공백을 메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연휴 미국주식 거래가 줄은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9월(1~29일) 사상 최대 거래대금을 기록한 해외주식 열풍이 연휴로까지 이어지지 못한 데는 미국 대선 등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 확대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청약을 위한 자금 유출 등이 자리한다.
 
미국에선 정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후보의 TV 대선 토론이 있었으며, 연휴 마지막 날엔 트럼프의 코로나19 확진 소식까지 전해졌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비중이 높은 기술주가 9월 내내 부진한 성적을 낸 점도 발목을 잡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월 들어 10% 이상 빠졌다. 연휴 마지막 날에도 테슬라는 3분기 양호한 판매 실적을 발표하고도 7% 넘게 급락했으며 애플(-3.23%), 아마존(-2.99%), 마이크로소프트(-2.95%), 페이스북(-2.51%) 등도 하락했다. 
 
투자 자금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청약을 위한 대기 자금으로 빠진 점 역시 해외주식 투자가 주춤한 원인으로 꼽힌다. 5일부터 진행된 빅히트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증권사 수시입출식 계좌인 CMA 잔고가 지난 28일 사상 처음 63조원을 돌파했다. 약 55조원의 예탁금까지 합치면 100조 가량이 증시대기자금으로 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라 불리는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때도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CMA 잔고가 급증한 바 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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