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강력 반발…공정위 제재 법적 다툼 예고


네이버 "사업활동 침해받아" vs 공정위 "소비자의 객관적인 상품 선택 방해"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10-06 오후 3:25:29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쇼핑·동영상 부문)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더불어 과징금 267억원을 부과한 가운데, 네이버는 법적 다툼을 예고하며 강력 반발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공공연하게 제기됐던 네이버의 부당행위를 명확하게 확인해줬다며 공정한 이커머스 플랫폼 생태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는 검색알고리즘 조정 때마다 사전 시뮬레이션, 사후 점검으로 ‘자사 오픈마켓 상품 노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관리해왔다. 결국 노출 순위가 높은 상품일수록 소비자가 더 많이 찾게 되고, 또 이로 인해 네이버의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그러나 네이버는 이를 적극 반박했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과 몰의 다양성이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알고리즘을 개선한다"며 "조사가 이뤄진 2010~2017년 사이에도 50여차례에 걸친 개선 작업이 있었다. 그럼에도 공정위는 50여차례의 개선 작업 중 5개의 작업만을 임의로 골라 마치 네이버쇼핑이 경쟁 사업자를 배제하려 했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검색결과의 다양성을 위해 스마트스토어의 노출 개수를 제한하고 또 완화하는 조정도 진행했다"며 "공정위는 이러한 노출 제한 완화가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우대한 행위라고 하나 애초에 스마트스토어에만 적용된 불리한 조치를 다소 완화한 것을 두고 우대 조치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네이버는 그러면서 "네이버쇼핑 등록 상품 중 30~35%가 주요 오픈마켓 상품으로, 오픈마켓은 네이버쇼핑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아주 중요한 파트너"라며 "이를 배제하는 건 검색 결과 품질 하락으로도 직결되기 때문에 네이버 입장에서 오픈마켓을 배제할 이유도 전혀 없고, 배제해서도 안 된다"고 해명했다.
 
네이버는 또 공정위가 참고사항으로 적시한 EU집행위원회의 구글 쇼핑 과징금 부과 사례도 유사성이 없다고 부인했다. 구글은 자사 비교쇼핑 서비스는 검색결과 화면 최상단(또는 근처)에 노출되도록 했고, 경쟁 비교쇼핑서비스는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해 노출 순위를 하향 조정한 혐의 등으로 2017년 6월 과징금 약 3조3000억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뭐가 비슷한 건지 모르겠다. 유사 사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네이버의 검색알고리즘 인위적 조정이 공정한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하고, 시장경쟁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네이버쇼핑 내 노출 점유율(PC 기준)을 보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점유율은 2015년 3월 12.6%에서 2018년 3월 26.0%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오픈마켓별 시장점유율(거래액 기준)에서도 스마트스토어 점유율은 2015년 4.9%에서 2018년 1~6월 21%로 급등했다. 공정위는 구글 쇼핑 건(2017년 9월)에서 일반 검색결과 1위를 3위로 옮기면 해당 검색결과의 클릭율이 50% 감소하고, 10위로 옮기면 85% 감소한다는 EU 경쟁위원회 연구 결과도 제시했다. 김성근 공정위 시장감시국 서비스업감시과장은 "네이버의 알고리즘 자체를 문제삼는 게 아니다.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정·변경해 이를 부당하게 상품 노출을 하는 데 쓰였다"며 "상품이 객관적으로 소비자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이커머스 경쟁업체들은 공정위의 이날 결정에 대해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A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네이버가 알려주지 않았던 사실을 공정위가 명확하게 짚어준 일"이라고 말했으며, B업체 관계자는 "건전한 이커머스 생태계 만드는 데 기여할 만한 사건"이라고 평했다. C업체 관계자는 "공공연하게 이뤄져왔던 네이버의 행위를 공정위가 사실로 명확하게 확인해줬다"며 "공정위의 이번 결정은 사업자들이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줄을 세우지 말고 공정하게 판매할 수 있는 역할을 하라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포털 플랫폼 사업자가 데이터를 무기로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공정위가 네이버에 대한 강력 제재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인 상황이다. 공정위의 시정명령의 경우 부작위명령으로 네이버는 향후 시정명령 조치 등을 공정위에 보고할 의무가 없다. 또 네이버가 소송을 예고한 상황이라 향후 공정위와의 법적 다툼이 불가피해졌다.
 
송상민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네이버가 쇼핑·동영상 분야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며 검색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정·변경해 자사 상품·서비스는 검색결과 상단에 올리고, 경쟁사는 하단으로 내린 행위에 대해 각각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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